
10월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달입니다. 로사리아라는 세례명에서 눈치채셨을 수도 있지만, 제 생일도 있고, 축일도 있고, 날씨도 딱 좋은 때라서요. 그리고 이렇게 10월에 서울주보에 제 글이 실리는 것도 정말 벅차고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정말 기뻐요! 그런데 사실 저는 작년까지만 해도 묵주기도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성모송을 반복적으로 외우고 횟수만 강조하는 기도 같아서 열심히 바치지도 않았습니다. 물론 위급한 상황에서 9일 기도를 바치긴 했지만, 그때뿐 근본적으로 묵주기도는 저랑 잘 맞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묵주기도의 기쁨을 깨닫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제가 속해 있는 전례팀에서 작년 10월부터 묵주기도 소모임을 시작한 것입니다. 소모임을 이끄는 안나 언니가 단체 채팅방에 매일매일 묵상 글을 공유해 주면, 편한 시간에 각자 기도드리고 이모티콘으로 기도했다는 표시를 남기는 방식이었습니다. 혼자라면 불가능했을 텐데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으니 기도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한 가지 희망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영광의 신비는 하느님께서 우리를 어디까지 데려가 주시는지를 보여 주는 기도라는 것입니다. 환희의 신비, 빛의 신비, 고통의 신비, 영광의 신비에 이르는 묵주기도 안에서 성모님은 언제나 예수님 곁에 계셨습니다. 예수님과 함께 울고 웃고 아파하셨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하늘로 들어 올림을 받으시고 천상 모후의 관이 씌워졌습니다. 저는 묵주기도가 예수님의 전 생애를 돌아보며 언제나 예수님 곁에 계셨던 성모님을 묵상하면서, 우리도 예수님을 만나 그분 곁에 머무르며 마지막 날 성모님처럼 하느님 곁으로 올라갈 수 있기를 희망하는 기도라는 것을 수십 번 이상 반복하고 나서야 깨달았습니다. 우리가 언제나 예수님과 함께 기뻐하고 슬퍼하며, 그분의 눈길 머무는 곳에 우리의 손길이 닿을 수 있도록 살아간다면, 성모님께서 하느님 나라에 들어 올림 받으신 것처럼, 우리도 이 땅에서 하느님 나라를 살 수 있을 것이라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물론 우리가 매번 성모님처럼 예수님 곁에 머무는 선택을 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저 역시 자주 실패하고 넘어집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이 자리에 있는 것은 앞선 누군가의 희생과 봉사 덕분이라는 것, 누군가가 과거 어느 순간 예수님 곁에 머무는 선택을 한 결과라는 점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사랑을 받은 우리가 같은 선택을 이어 갈 차례입니다. 도움이 필요한 곳을 정기적으로 방문하여 봉사하거나, 후원을 시작할 수도 있고, 가족을 아끼고 이웃에게 따뜻한 인사를 건네는 것으로 시작해도 좋을 것입니다. 직장이나 학교에서 만나는 동료들에게 작은 도움을 주는 것도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우리 오늘부터 여기에서 함께, 하느님 나라를 살아가 봅시다. 그 희망을 하느님께서 이미 우리 눈앞에 펼쳐 주셨으니까요. 우리가 바른길을 선택하면 주님께서는 기꺼이 우리를 이끌어 주실 것입니다!
박지혜 로사리아 | 대학교수, 성가복지병원 봉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