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성모님은 어떤 분이셨을까요?
우리 신앙인의 가장 큰 모범이 되시는 성모님은 어떤 젊음의 시기를 보내셨는지 만나봅시다.
<그리스도는 살아 계십니다> 2장(43-48항)을 읽고, 묵상한 것을 나누어 봅시다.
예수님의 기적 이야기에서 ‘믿음’이 자주 언급됩니다.
회당장에게는 “두려워하지 말고 믿기만 하여라.”(마르 5,36)라고, 더러운 영이 든 아이의 아버지에게는 “믿는 이에게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마르 9,23)라고 말씀해 주시고, 가나안 여자의 믿음을 보시고는 “아, 여인아! 네 믿음이 참으로 크구나.”(마태 15,28) 하고 칭찬해 주십니다.
그런데 주님 탄생 예고 이야기에서는 천사도 성모님도 ‘믿음’에 대해 말하지 않습니다. 성모님도 인간이셨기에, 충분히 의심하고,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었을 텐데요, 그저 ‘곰곰이 생각하고’,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란다’며 담담하게 반응하십니다. 이미 성모님은 믿음이라는 반석 위에 세워진 분이셨기에 ‘예?’ 대신 ‘예!’ 하고 대답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요? 예수님의 탄생과 공생활, 수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까지 동행하실 수 있었던 원천은 성모님의 ‘완전한 믿음’이라 생각해 봅니다. 미사 때마다 ‘한 말씀만 하소서.’라며 고백하지만, 의심 많고 부족한 저이기에 성모님께 전구를 청해봅니다.
‘마리아께서 예수님을 낳으심을 묵상합시다.’ 묵주기도를 시작해서 환희의 신비 3단에 이를 때면 저는 늘 마음이 먹먹해지곤 합니다. 성모님께서 그 순간 얼마나 기쁘셨을 것이며, 또 얼마나 예수님을 사랑하셨을지. 아기 예수님께 주어진 인류의 구원 역사를 생각하기 이전에, 막 태어난 아이를 받아 안았을 때 느끼셨을 성모님의 벅차오름을 저는 감히 상상하기가 힘듭니다. 성모님께선 우리를 구원하러 오신 구세주 예수님도 사랑하셨겠지만, 자신의 품에 안기던 사랑스러운 아들 예수님 또한 무척 사랑하셨을 것입니다. 십자가 아래 서 계셨던 원숙하신 성모님과 그 옛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어린 아들을 안고 계셨던 젊은 여인 성모님 사이의 시간을 떠올리면 괜스레 마음이 아파집니다.
평범한 우리들처럼 두려운 마음을 지닌 젊은 여인이셨던 성모님.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 여기 있습니다.’라고 대답할 용기와 십자가 아래 서 있을 굳건함을 갖추신 성모님. 그 사이 마냥 행복했던 시간들을 뒤로 하고 아들의 때가 오고 있음을 느끼고 준비하셨던 분. 성모님은 제게 그런 분이십니다.
“그분께서는 당신 아드님을 바라보시며 힘을 북돋아 주셨고 마음으로 지켜 주셨습니다.
마리아께서는 아드님의 고통을 함께 나누셨지만 그 고통에 굴복하지 않으셨습니다.
마리아께서는 ‘예.’의 힘을 보여 주신 분,
지지하시고 동행하시며 보호하시고 감싸 안아 주시는 분이십니다.”(45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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