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력 ‘가해’의 마무리를 앞두고 ‘평신도 주일’을 다시 맞이했습니다. 올해는 코로나 19라는 초유의 상황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 언택트(untact) , 온택트(ontact)’ 등의 용어뿐 아니라,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등을 보다 생활화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많은 활동이 취소 또는 축소되거나 비대면으로 진행하게 되는 상황에, 더구나 내년까지 지속될 지도 모른다는 조심스러운 걱정 가운데 모두 이 어려움을 이겨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정말이지 세상 곳곳에 주님께서 주시는 ‘평화’가 필요한 때입니다. “내가 누구를 보낼까? 누가 우리를 위하여 가리오?”(이사 6,8)라는 주님의 말씀에 이사야 예언자는 “제가 있지 않습니까? 저를 보내십시오.”(이사 6,8)라고 응답했습니다. 하느님께서 주시는 위로와 구원,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 이사야처럼 우리 시대에도 누군가 그 메시지를 전할 수 있어야겠습니다. 그 누군가가 누구일까요?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그리스도인답게’ 살면서 희망의 메시지를 세상에 전해야겠지만 특히 평신도들이 그렇게 살아가야 합니다. 이것이 평신도 사도직을 수행하는 길이고, 평신도 주일을 기념하는 의미입니다. 평신도 사도직은 교회 공동체 안과 밖에서 이루어지는 일입니다. “평신도 사도직은 교회의 구원 사명에 대한 참여이며, 모든 이는 세례와 견진을 통하여 바로 주님께 그 사도직에 임명된다. … 평신도들은 특별히 교회가 오로지 평신도들을 통해서만 세상의 소금이 될 수 있는 그러한 장소와 환경 안에서 교회를 현존하게 하고 활동하게 하도록 부름 받고 있다. …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다 관련되는 이 사도직에 더하여 평신도들은 여러 가지 모양으로 교계 사도직과 더 직접적인 협력을 하도록 불릴 수도 있다.”(「교회헌장」, 33항)
교회 공동체 안에서 사제의 동반자로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일도 중요하고 필요합니다. 그러나 세상 안에서 하느님의 눈과 귀, 손과 발이 되어 살아가야 합니다. 먼저,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 하느님의 마음이 어떠하실지?’를 헤아려 봅시다! 그리고 나에게 주어진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을 느껴봅시다! 그리고 그 ‘하느님의 사랑으로, 사랑’합시다! 곧 하느님을 사랑하고, 자신을 사랑하고,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나의 사랑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사랑하고, 교회 공동체를 사랑하고, 세상 만물을 사랑합시다! 이렇게 하느님의 도구가 되어 그분의 사랑에 기초한 희망의 메시지를 모든 사람, 장소, 만남에 전하는 삶, 이것이 바로 평신도 사도직을 수행하는 일입니다.
한 해를 마무리할 때가 되면, 특히나 위령 성월이 되면 어릴 적 읽었던 찰스 디킨스의 소설 「크리스마스 캐럴」의 주인공 스크루지 영감이 떠오릅니다. 나의 ‘비문’에는 무엇이라고 써질까? 기름을 준비해 두었던 슬기로운 다섯 처녀가 되어야겠습니다. “깨어 있어라. 너희가 그날과 그 시간을 모르기 때문이다.”(마태 25,13)
조성풍 아우구스티노 신부 | 사목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