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주보 창간호부터 현재까지 주보에서 변함없이 계속 연재되고 있는 코너는? 네~ ‘말씀’에 대한 해설이죠.
매주 신부님들이 그 주일의 복음 말씀의 해설을 싣고 있습니다. 1979년 10월 7일의 주보 1면에 깜짝 놀랄 제목이 등장합니다.
“이혼할 사람은 다 내게 오시오”
책이나 글은 제목이 중요하죠. 사람들이 책을 고를 때 당연히 첫 장에 있는 제목을 봅니다. 제목은 그 책의 대문과 같은 것이죠. 제목 짓기는 어쩌면 글쓰기의 가장 중요한 동시에 어려운 부분입니다. 어떻게 하면 좋은 제목을 지을수 있을까요? 많은 주장들이 있지만, 공통적인 것은 ‘독자에게 궁금증을 갖게 한다’라는 것입니다.
당연히 책 제목이나 주제가 매력적 이어야 합니다. 지금부터 40년 전에 쓰인 글, 특히 주보 말씀의 제목으로 ‘이혼할 사람은 다 내게 오시오’는 사람들을 몹시 궁금하게 했을 것입니다. 혹자는 주제가 강론과는 안 맞는다고 생각한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사람조차도 “뭐라고 썼길래?”하면서 글을 읽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전대미문의 제목은 그야말로 코페르니쿠스적인 전환이라 생각합니다. 1970년대 후반의 우리 교회의 분위기를 생각하면 더욱 놀랍습니다. 저자는 분명히 새로운 시각에서 새로운 시도를 했습니다. 실제로 내용을 보면 재미있는 예화와 속담과 유머를 적당히 섞어가면 독자의 눈을 사로 잡아 놓습니다. 그리고 서서히 글에 빠져들게 해 독자들은 어느새 성경 말씀으로 결론에 닫게 합니다(실제로 신자들도 한번 읽어보기를 권유합니다). 그중 아주 재미있는 글귀가 있습니다. ‘그래도 이혼하겠다는 마음이 들면 그 본당 신부에게 찾아가면 될 것’이라며 전화번호까지 등장합니다. ‘이 말씀의 저자는 누구일까?’, ‘이 번호는 진짜일까?’ 누구나 궁금했을 것입니다. 이 궁금증은 한 달 후, 11월 18일 자 서울주보 ‘누룩’편에 ‘이혼할 사람은 다 내게 오시오(속편)’에서 풀렸습니다.
저자는 당시 사제서품 9년 차 김충수 신부님이었습니다. 김 신부님은 항상 유머와 위트가 있는 강론으로 신자들을 즐겁게 해주셨고 항상 촌철살인의 지혜로운 결론을 내려주셨습니다. 속편에서 김 신부님은 2주 넘게 시도 때도 없이 전화벨이 울려 상담을 하느라 녹초가 되었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본당을 찾아 직접 면담을 한 신자들도 있었죠. 김 신부님은 상상을 초월한 특이한(?) 상담 사례들을 열거하며 이혼의 문제가 우리 교회에 이렇게 많은 지 처음 알았다고 합니다. 결국 이혼문제는 인간적으로 보다 신앙의 문제로 풀어야 한다는 신부님의 묵상을 전하고 있습니다. 전대미문의 말씀의 주제로 신자들을 깜짝 놀라게 한 일과 실제로 주보를 통해 신자들과 이렇게 직접 신앙적인 소통을 이룬 사례가 또 어디 있을까요? 참 신선하고 놀라운 일입니다.
허영엽 마티아 신부 | 서울대교구 홍보위원회 부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