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희망이 (희년을 맞이하는 올해) 영적인 목표로 주어졌다는 것은 매우 시기적절한 권고요 위로라고 생각합니다. 사회가 불안정해질수록 희망을 떠올리기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희망은 단순한 낙관이 아닙니다. 희망은 시련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믿음이며,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하신다는 확신에서 비롯됩니다. 이번 희년을 통해 우리가 다시금 하느님 안에서 세상을 살아갈 희망을 발견하는 법을 배우게 되길 바랍니다.
현실의 구조적인 문제가 심화될수록, 가장 심하게 피해를 받는 이들은 사회적 약자들과 그들의 공동체입니다. 가난한 사람들이 가장 먼저, 가장 깊게 사회적 문제에 영향을 받으며, 가난한 국가들이 가장 강력하게 사회 모순의 굴레에 귀속됩니다. 특별히, 가난한 이들, 이주민, 병자들에게 다가가 그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연대할 수 있길 소망합니다.
무엇보다 이 자리를 빌어 희년이 우리 모두와 우리 사회의 회개의 시간이 되길 간절히 바라며 당부합니다. (희망의) 시작은 하느님 앞에서 우리의 죄를 고백하고 용서를 청하며, 이웃과 화해함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이라 확신합니다. 우리 사회의 분열과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우리부터 용서와 화해의 정신으로 서로를 받아들이고 하나 되어, 분열된 세상을 하나로 묶는 끈이 될 수 있길 간절히 바랍니다.
* 지난 12월 29일 명동대성당에서 봉헌된 2025년 정기 희년 장엄 개막 미사 강론 요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