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목4동성당에서 활동하는 청년입니다. 중학교 국어 교사이자 중증 시각장애인이기도 합니다. 성당에 다닌 지는 이제 햇수로 7년째입니다.
2022년 9월, 주보에서 가톨릭 청년성서모임 모집 공지를 읽고 호기심이 생겨 신청했습니다. 모임에 참여하려면 교재가 필요한데, 대부분 종이책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약간의 준비 과정이 더 필요했습니다. 인쇄된 글자를 읽지 못하기 때문에 교재를 시각장애인이 읽을 수 있는 형식으로 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다행히 자주 이용하는 복지관 중 가톨릭 재단에서 운영하는 곳이 있어 그곳에 제작을 의뢰했습니다. 앞으로 가톨릭청년성서모임을 통해 성경을 공부하려는 시각장애인 청년이 있다면, 이 제작된 파일을 활용해서 모임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창세기, 탈출기, 마르코복음까지 총 세 단계의 그룹 모임을 마쳤습니다. 하나의 과정이 끝날 때마다 연수를 통해 공부한 내용을 정리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연수를 온전히 경험하기 위해 성서모임 사무실에 개인적으로 부탁드린 것들이 많았는데, 감사하게도 연수를 진행하시는 분들이 저의 요청을 진지하게 들어주시고 대부분 수용해 주셨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제가 미처 알지 못하지만 연수 내내 함께해 주신 소중한 손길이 많았으리라고 짐작합니다. 덕분에 어려움 없이 연수를 마쳤고, 앞으로도 성경 공부를 계속할 수 있겠다는 용기를 얻었습니다. 지도 신부님의 추천으로 창세기와 탈출기 연수의 마지막 미사에서 대표 연수생으로 소감을 발표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탈출기 연수를 수료한 후 발표했던 소감 중 일부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저는 이번 연수에서 ‘협력자를 보내주시는 하느님’을 만났습니다. 우리에게는 탈출기에 나오는 구름 기둥이나 불기둥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살아가면서 주님의 존재를 의심하곤 합니다. 저는 평소 많은 도움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고, 이번 연수도 소중한 도움의 손길들 덕분에 기쁘게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삶 속에서 만나는 협력자들이 하느님께서 보내주신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분이 언제나 제 곁에 계심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 사실을 항상 기억해야겠습니다. 주위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에게 감사함은 물론, 저도 다른 사람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협력자로 살아야겠습니다. 앞으로는 주님이 또 어떤 모습으로 제게 나타나실지 기대됩니다.”
저의 곁에는 하느님께서 보내주신 소중한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그들에게 받은 사랑이 계속 흘러갈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다짐합니다. 지금은 네 번째 과정인 요한 복음서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일상에 여유가 없어 조금은 버거울 때도 있지만, 이제 성서모임은 제 삶을 지탱하는 버팀목이 되었기에 기쁘게 참여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성서모임을 통해 저에게 보여주실 하느님의 사랑이 무척 기다려집니다.
안제영 오딜로 | 가톨릭청년성서모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