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제1주일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권고하십니다. “그러니 깨어 있어라. 너희의 주인이 어느 날에 올지 너희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니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마태 24,42.44) 예수님의 영광스런 다시 오심, 재림을 준비하는 신앙인의 자세는 ‘깨어 있음’이어야 합니다.
‘깨어 있다는 것’은 우리 삶을 올바른 방향으로 향하는 것이며, 하느님과 이웃을 향한 사랑과 너그러운 마음을 지향하는 것입니다. 깨어 있음은 육신의 눈을 뜨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에 정신을 집중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깨어 있음은 영적 잠에서 깨어나는 것입니다. 사도 바오로는 이렇게 초대합니다. “어둠의 행실을 벗어 버리고 빛의 갑옷을 입읍시다.”(로마 13,12) 제1독서에서 이사야 예언자는 “야곱 집안아, 자, 주님의 빛 속에 걸어가자!”(이사 2,5)고 했는데, 바오로는 우리에게 ‘빛의 갑옷’을 입으라고 합니다. 이 말은 주 예수님으로 갈아입고, 육신과 욕망을 따르지 말라는 의미입니다. “그 대신에 주 예수 그리스도를 입으십시오.”(로마 13,14)
옷을 입음으로써 인간은 연약한 몸을 보호하고 감싸게 됩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단정하고 아름다운 옷매무새는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하느님의 모상인 인간의 품위를 한층 드높여 줍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바로 그러한 ‘옷’이 되시기 위해 사람이 되어 오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의 옷으로 우리를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살도록 입혀주시고, 성체성사의 옷으로 우리를 세속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하느님을 향한 믿음과 희망과 사랑으로 굳건하도록 입혀주십니다.
성 베르나르도 아빠스는 대림 시기의 강론에서 주님의 세 가지 오심에 대하여 언급하시며 성탄과 재림 사이 중간의 오심에 관하여 이렇게 가르쳐주십니다. “중간의 오심은 첫 번째 오심에서 마지막 오심으로 인도해 주는 길입니다. 첫 번째 오심에서 그리스도는 우리의 구속이 되셨고 마지막 오심에서는 우리의 생명이 되실 것이며 이 중간의 오심에서는 우리의 안식과 위로가 되시는 것입니다.”
주님 성탄과 재림과 일상의 오심 안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자세이자 준비인 ‘깨어 있음’은 ‘희망’을 필요로 합니다. 주님을 희망하는 이는 깨어 있게 되고, 주님을 희망하는 이는 주님을 만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주님을 희망하는 이는 다른 옷이 아닌 예수님 입기를 원하고 하느님 말씀과 성체 안에 현존하시는 주님 안에 머무르며 기쁨을 누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대림 시기를 시작하며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주님을 희망하며 깨어 예수님을 입고 주님 안에서 참된 안식과 위로, 영원한 생명(구원)으로 나아가기를 기도합니다.
안승태 요셉 신부 | 창5동성당 주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