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형태의 소외와 사회적 배척으로 고통받는 젊은이들이 전 세계적으로 점점 더 늘어갑니다.
세상의 많은 젊은이들이 겪고 있는 비극 앞에서 우리 교회는 눈물 흘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그러한 비극에 결코 익숙해져서는 안 됩니다.
삶의 어떤 현실들은 눈물로 씻긴 눈에만 보입니다.
자비와 연민은 눈물로도 표현됩니다.
〈그리스도는 살아 계십니다〉 64~80항을 읽어봅시다.
다른 이의 아픔에 동참하거나, 타인을 위해 눈물 흘려본 경험이 있나요?
눈물로 씻긴 눈으로 바라본 세상은 어떠했나요?
어느 날 보육원에서 청소하다가 문득 하느님께 따져 물었습니다.
“아니, 어쩌자고 이 아이들을 이렇게 내버려두십니까?”
하느님의 나라는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들의 것이라며 어린이들을 축복해 주시던 예수님은 어디 계신 것인가 하는 생각에 짜증과 연민, 허탈함이 몰려왔습니다. 다행히 아이들은 그들만의 순수함 덕분에 선생님들의 헌신과 사랑이라는 따스한 햇살을 받아 무럭무럭 자라는 것 같았습니다.
제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운영된 보육원이었는데, 그곳은 저로선 모르고 지내던 세상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하느님께서는 “그래서 너는 무엇을 해왔고, 앞으로 어떤 일을 할 수 있지?”라고 질문하시며 과거를 돌아보게 하시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힌트를 주신 것 같기도 합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40)
‘연민’이라는 감정이 제 안에서 차지하고 있는 자리가 큽니다. 돌이켜보면 저는 어려서부터 눈물도 참 많았습니다.
〈인사이드 아웃〉이라는 영화에 등장하는 여러 감정 캐릭터가 제 안에도 있다면, 가장 힘이 세고 영향력 있는 친구는 아마 ‘연민이’일 듯합니다. 그런데도, 저는 사회생활을 하고 어른이 되어 가면서 누군가의 고통에 동참하는 것을 제 감정까지 소모해야 하는 일, 제 감정을 피곤하게 하는 일로 여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을 위해 해 줄 수 있는 일은 없다는 무력감에 어느 순간부터 고통받는 이들에 대한 소식이나 기억해야 할 마음 아픈 사건들이 미디어에서 보도되어도 이를 외면하며 지냈습니다. 하느님께서 이러라고 제 안에 ‘연민’을 주신 것은 아닐 텐데 말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제게 연민이라는 감정을 주신 것은, 그들이 비를 피할 수 있도록 우산을 구해다 주라는 의도가 아니셨을 거라는 생각이듭니다. 다만 그들과 함께 비를 맞아주길 바라셨을 것만 같습니다. 비극과 고통 앞에서 함께 슬퍼하며 눈물 흘리며, 함께 비 맞아 줄 수 있는 당신의 젊은이로 살아가길 오늘도 청합니다.
“이는 남들이 벽만 바라보고 있는 곳에서 길을 식별하고,
남들이 위험만을 보는 곳에서 가능성을 알아보는 능력입니다.
그것이 바로 하느님 아버지의 시선입니다.”(〈그리스도는 살아 계십니다〉 67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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