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한국에서 비행기로 2시간 30분 떨어져 있는 대만에서 선교를 하고 있습니다. 대만에는 모두 7개의 교구가 있는데, 그중 신주(新竹)교구에서 만 3년째 사목 중입니다. 많은 분들이 ‘해외선교’라고 하면 고생이 많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른 곳에서 선교하시는 신부님들에 비해 생활의 측면에서 대만은 힘들지 않습니다. 경제 수준도 우리 나라와 비슷하고, 주거와 교통, 편의시설이 잘 되어있습니다. 다만 어려움이 있다면, 언어입니다. 다행히 대만에서 쓰는 한자는 우리가 쓰는 한자와 같습니다. 그래도 다른 언어를 배우고 사람들과 대화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대만의 종교는 민간 신앙, 불교, 도교, 개신교 등이 있고, 그중에서 민간 신앙의 비율이 높은 편입니다. 대체로 기복적인 요소가 강한 종교를 많이 믿습니다. 이에 비해 천주교 신자 비율은 전체 인구 대비 1%가 되지 않습니다. 제가 사목하고 있는 본당은 타오위엔이라는 곳에 위치한 작은 본당(桃園聖體堂)입니다. 본당 사목과 근처 병원 원목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평일과 주일 모두 한 대의 미사가 있고, 주일미사 참례 인원은 대략 60여 명 정도입니다. 많은 수가 65세 이상의 어르신들입니다.
본당 교우들의 사제에 대한 사랑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매일 미사를 참례하는 교우들은 매일 돌아가면서 제게 아침식사를 사다 주십니다. 주일이면 자매님 한 분이 늘 탕과 반찬을 가져다 주십니다. 그 자매님은 저에게 음식을 주시면서 항상 “主愛你,我愛你,保重健康.(주님이 신부님을 사랑합니다. 신부님 사랑합니다. 건강하세요.)”라고 말씀하십니다. 이외에도 많은 교우들이 “신부님이 건강해야 우리를 잘 이끌어 주시죠.”라며 제 건강을 염려해 주십니다. 또 제 말이 서툴러도 천천히 들어주시고, 본인이 잘 이해했는지 다시 질문을 하십니다. 그러면서도 이런 관심이 혹시 저를 불편하게 하지는 않을까 걱정하십니다.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마태 10,8)는 말씀을 따라 살아가고자 하지만, 늘 과분한 사랑을 받기만 하기에 하느님과 교우들께 죄송할 따름입니다.
여기에서 사목을 하며 깨달은 것은, 제가 속한 교구에 가장 필요한 것이 사제 성소 및 신앙 교육을 위한 프로그램의 다양성이라는 점입니다. 교구에서도 성소 계발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사제 성소자가 부족합니다. 또한 신앙 교육 프로그램도 다양하지 못해서, 우리나라의 좋은 프로그램들을 대만 교회에 소개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유다인이든 그리스인이든 종이든 자유인이든 모두 한 성령 안에서 세례를 받아 한 몸이 되었습니다. 또 모두 한 성령을 받아 마셨습니다.”(1코린 12,13) 우리는 하느님 안에서 한 가족입니다. 대만 교회를 위한 많은 기도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저 역시 하느님과 교우분들께 받은 사랑을 널리 나눌 수 있도록 더욱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김경진 베드로 신부
해외선교(대만신주교구 성체성당 주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