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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기관 주교회의
발표자 강우일 주교
제목 2019년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장 담화
작성일 : 2019년 08월 08일   

2019년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 담화

피조물과 우리는 형제입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9월 1일은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입니다. 2015년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 제정을 위한 서한’에서 프란치스코 교종께서는 모든 그리스도교 공동체와 믿는 이들을 ‘생태적 회개’(「찬미받으소서」, 216-221항)로 초대하시면서 이 기도의 날이 기도, 묵상만이 아니라, 생태적 회개의 생활 방식을 받아들이는 계기가 되기를 호소하셨습니다.

 

 

공동의 집인 지구가 무너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인류 역사상 가장 발달한 과학기술의 혜택을 누리며 살고 있습니다. 그 덕으로 많은 이들이 안락하고 편리한 일상생활 안에서 늘어난 수명을 누리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막대한 양의 정보와 지식을 손쉽게 주고받으며, 일상에 필요한 다양한 상품을 시장에서 넘치도록 쉽게 구매하며 소비합니다. 그러나 이 무분별한 생산과 소비의 이면에서는 우리 자신과 우리 후손들의 생명과 보금자리를 훼손하고 파괴하는 일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우리는 예기치 못한 미래에 피조물 전체의 파멸을 재촉하게 될 것입니다.

 

인류가 산업화를 진행하면서 배출한 온실 가스는 지구의 생태 환경을 회복 불가능해 보일 정도로 훼손하였습니다. 극지방의 빙하와 빙산이 사라지거나 만년설이라고 여겼던 곳에 눈 대신 바위가 드러나는 일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입니다. 생태 환경의 급변으로 ‘기후 난민’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사회적 약자가 출현하였습니다. 해수면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져 도시가 잠기고 있습니다. 대양에 떠 있는 몇몇 섬나라는 아예 국가임을 포기하면서까지 자국민들을 다른 나라에 이주할 수 있도록 국제 사회에 호소합니다. 최근 우리는 미세 먼지의 농도를 보도하는 뉴스에 귀를 기울이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지구와 가난한 이의 부르짖음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우리는 전 지구적인 생태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우리는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하여 삶의 양식 전체를 근원적으로 성찰해야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종께서는 “지구와 가난한 이의 부르짖음에 귀를 기울일 것”(「찬미받으소서」, 49항)을 호소하십니다. 가난한 이들과 파괴된 자연을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본디의 모습으로 회복하기 위하여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말씀하십니다. 그것은 우선 가난한 이들과 지구의 부르짖음을 먼저 경청하는 것이고, 그 부르짖음에 부응하는 하느님의 정의와 공정을 실행하는 일입니다.

 

기후 위기는 기본적으로 윤리적이고 종교적인 문제입니다. 현재 우리 세대의 탐욕과 무책임이 초래한 위기는 미래 세대에게 그대로 전달되기 때문에 정당화될 수 없는 세대 간의 불의입니다. 또 무분별한 욕망으로 지구 자원을 차지하려는 무한 경쟁은 국내에서는 폭력적 갈등을 일으키고 국가들 사이에서는 전쟁의 위험을 배가하는 지역 간의 불의입니다.

 

평화를 위한 기후 행동에 동참합시다
UN(국제 연합)은 올해 9월 21일 국제 평화의 날 주제를 ‘평화를 위한 기후 행동’으로 정하였습니다. 9월 23일에는 ‘기후 변화 특별 정상 회의’가 개최되고, 9월 20일부터 27일까지는 전 세계인이 함께 참여하는 기후 위기 대규모 캠페인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9월 21일 시민 사회 종교인들이 함께 모여 정부와 탄소 다배출 기업 등 책임자들에게 기후 위기 해결을 촉구하는 대규모 행동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기후 변화를 가속화시키는 지배 체제를 용인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석유 산업, 석탄 화력 산업, 핵 산업, 전력 산업 등 지구 생명의 지속을 방해하는 지배 체제에 저항하고 이들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다양한 행동에 동참해야 할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종께서는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 제정을 위한 서한’에서 “그리스도인들은 인류가 겪고 있는 생태 위기를 극복하는 데에 기여”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교종께서는 회칙 「찬미받으소서」를 통해서 아직 우리에게 희망이 있음을 강조하셨습니다. “모든 것을 잃지는 않았습니다. 인간은 최악의 것을 자행할 수 있지만, 또한 자신을 억압하는 모든 정신적 사회적 제약을 극복하여 자신에게서 벗어나 다시 선을 선택하며 새롭게 시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찬미받으소서」, 205항).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에 우리도 인간을 포함한 모든 피조물에게 착한 사마리아 사람처럼 진정한 형제가 될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그리하여 우리 시대의 생태 위기를 극복하고, 사람과 모든 피조물이 하나의 ‘공동의 집’에서 살게 하신 하느님의 뜻을 충실하게 헤아리며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2019년 9월 1일,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장 강 우 일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