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유아세례를 받고, 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주일학교에 다니며 신앙생활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신앙은 점점 습관처럼 타성에 젖었고, 하느님의 존재를 믿었지만 그분의 사랑은 막연하게 느껴지기만 했습니다.
그러던 중, 20살 때 본당 주보에서 성서모임 그룹 모집 공지를 보았습니다. 평소에 성경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은 늘 했지만 쉽게 실천하지 못하고 미루고 있던 때라 좋은 기회라 여겨 성서모임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성서모임에서는 함께 성경을 읽고, 묵상하며 서로 나누는 시간을 보냅니다. 처음에는 성경을 나의 삶과 관련지어 생각하고 묵상하여 나누는 것이 낯설고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성경을 깊이 읽고 공부할수록, 하느님의 사랑이 막연한 감정이 아니라 관계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저는 하느님을 알고 있다고 착각했지만, 실은 그 사랑을 느끼려고 해본 적이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말씀 속에서 하느님을 참되게 만나기 시작하자, 저 자신도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예전에는 거리를 두고 무심하게 대하던 이웃에게 예수님의 시선으로 다가가려는 마음이 생겼고, 매사에 감사할 줄 알게 되었으며, 무엇보다 하느님의 사랑을 닮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이 모든 변화는 제 노력이 아니라, 말씀 안에 살아 계신 주님께서 제 안에 일으키신 은총이라는 걸 느낍니다.
또한, 성경은 단순한 책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지금 이 순간 제게 건네시는 사랑의 말씀이라는 걸 성서모임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말씀을 통해 저는 하느님을 머리로 아는 신앙에서 마음으로 느끼고, 삶으로 살아가는 신앙으로 조금씩 나아가고 있습니다.
요즘은 요한복음을 공부하고 있는데, 이 글의 제목으로 쓴 요한 17장 26절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위해 드리신 기도의 일부입니다. 이 구절을 읽으며 예수님께서 제자들뿐만 아니라 저를 포함한 우리 모두의 마음 안에 그 사랑이 깃들기를 간절히 기도하신다는 사실에 놀라웠고, 하느님께서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를 다시 한번 마음 깊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느님은 멀리 계신 분이 아니라, 말씀을 통해 지금도 제게 말을 걸어오시는 살아 계신 하느님이심을 고백합니다. 저는 앞으로도 그 사랑을 잊지 않고, 말씀 안에 머무르며, 삶에서 하느님의 사랑을 드러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사랑합니다.
임슬기 안젤라 | 청년성서모임
